2) 조사선
조사선(祖師禪)은 6조 혜능조사로부터 시작된 남종
오가칠종(五家七宗) 모든 종파의 수행법으로 남악회양(南嶽懷讓)의 제자 마조도일(馬祖道一)에 의해서 완성된 중국 선불교의 수행법이다. 조사선은
불립문자(不立文字)와 교외별전(敎外別傳)의 선사상에 의거하여 언어와 문자에 의하지 아니하고 스승이 직접 제자의 수행정도에 따라서
이심전심(以心傳心)의 가르침을 전하는 선수행법이다.
조사선을 신봉하는 사람들 중에는 직지인심(直指人心) 견성성불(見性成佛) 즉 마음이 부처이기 때문에 마음만 깨달으면 바로 부처가
된다는 것을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교리를 전연 배우지 않더라도 본래의 성품을 보고 성불하는 격외도리(格外道理)에 입각하여 조사에서 조사로
전해지는 교(敎) 밖의 선(禪)인 격외선(格外禪)이 부처님이 수행하신 여래선 보다도 우월한 최상승선(最上乘禪)이라 하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조사선을 수행한 수많은 선사들 중에 아직도 부처님과 같은 큰 깨달음을 얻은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여래선이나 조사선에 우열이 없고 주문(呪文)이나 염불선(念佛禪)은 반드시 근기가 낮은 사람들이 수행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것은 수행하는 사람의
마음가짐과 자세에 달려 있기 때문에 바른 자세를 유지하면서 본체를 여의지 않으면 모두 수승한 대승법(大乘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가) 묵조선
묵조선이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것은 고려 초 이엄(利嚴) 화상에 의해서인데, 스님은 신라 진성여왕 10년(서기 896)에 당
나라로 들어가서 조동종 계통의 운거도응(雲居道膺) 문하에서 6년 동안 수행하면서 법을 얻고 신라 제52대 효공왕 15년(서기 911)에
귀국하였으며, 고려 태조 15년(서기 932) 왕명으로 황해도 해주에 광조사를 짓고 스님을 머물게 하였는데, 구산선문 가운데 유일하게 묵조선을
수행하였다.
광조사는 진철대사 이엄을 아끼던 고려 태조 왕건에 의해서 서기 932년에 창건되었으며, 그때 이엄의 나이 63세에 이르렀으나 그의
선풍(禪風)을 사모하여 모여든 구도자(求道者)의 수가 꾸준히 늘어나서 수미산문(須彌山門)을 열었으나 광조사는 이미 오래 전에 소실되고 진철대사
이엄의 보월승공비(寶月昇空碑)와 오층석탑만 남아 있는 것으로 황해도지에 기록되어 있을 뿐이다.
중생들은 본래부터 부처님과 똑같은 지혜(智慧)와 덕성(德性)을 가지고 있으나 이를 깨닫지 못하고 있으므로 좌선수행을 통해서 잃어버린
본래의 모습인 부처의 성품을 다시 찾는다는 것이 묵조선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본래 부처였다는 사실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안이함으로 인해서 바른
깨달음을 얻지 못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를 바로잡기 위하여 새로 등장한 것이 화두를 들고 수행하는 간화선이다.
'선(禪)사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4-5. 선의 수행(염불선) (0) | 2006.01.31 |
---|---|
4-4. 선의 수행(간화선) (0) | 2006.01.27 |
4-2. 선의 수행(여래선) (0) | 2006.01.21 |
4-1. 수행전 준비 (0) | 2006.01.19 |
4. 선과 깨달음 (0) | 2006.0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