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여래수량품
여래수량품(如來壽量品)은 법신(法身) 부처님의 가르침이며 법화경 본문(本門, 제17품)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적문(迹門)의 방편품(方便品)에서 설한 삼지삼청(三止三請)의 설법과는 또 다른 다음과 같은 삼계삼청(三誡三請)의 설법형식을 취하고 있다.
한역(漢譯) 경전에 [爾時 佛告諸菩薩 及一切大衆 諸善男子 汝等 堂信解如來 誠諦之語 復告大衆 汝等 堂信解如來 誠諦之語 又復告 諸大衆
汝等 堂信解如來 誠諦之語]
이를 해설하면 {그때 부처님은 여러 보살과 일체 대중에게 말씀하시었다. 너희들은 마땅히 여래의 진실한 말씀을 믿고 이해하라, 다시
대중에게 말씀하시었다. 너희들은 마땅히 여래의 진실한 말씀을 믿고 이해하라, 또 다시 여러 대중에게 말씀하시었다. 너희들은 마땅히 여래의 진실한
말씀을 믿고 이해하라} 이때 미륵보살도 세존이시여 바라옵건대 설하여 주소서 부처님의 말씀을 믿고 따르겠습니다. 라고 세 번 반복하였다.
미륵이하 여러 보살들이 세 번 반복 청하여 멈추지 않는 것을 보신 부처님께서 '여래의 비밀한 신통력을 자세히 들어라 일체 세간의
사람, 하늘, 아수라들은 내가 석씨(釋氏) 왕성을 나와 가야성에서 멀지 않는 도량에서 성불한 것으로 알고 있으나 실지로 내가 성불한지는 한량없고
변이 없는 오랜 세월 이전이니라'고 하시면서 법신불로서 무수한 세월 동안에 무수한 중생들을 교화하고 구제하였다는 것을 설하고 있다.
또한 부처님은 여래의 멸도(滅度)에 대하여도 '만일 여래가 이 세상에 오래 머문다면 박덕(薄德)한 사람들은 선근(善根)을 심지
않아서 빈궁하고 하천(下賤)할 것이요 오욕(五慾)을 탐착(貪着)하여 허망한 그물에 걸리게 될 것이며, 여래가 멸하지 않고 항상 계심을 보면
교만한 마음을 일으키어 실증을 내고 게으름을 피우며, 만나기 어려운 생각과 공경하는 마음을 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니라'고 하시었다.
그리고 부처님이 이 세상에 출현하심은 매우 어려워서 박덕(薄德)한 사람은 백천만(百千萬) 겁(劫)을 지나도 부처님을 친견하기
어렵다고 하시면서 '모든 비구들아 여래를 만나기 어렵다고 하면 만나기 어렵다는 것 때문에 마음에 연모하는 생각을 품고 부처님을 갈망해서
선근(善根)을 품을 것이니 여래는 실로 멸도하지 않으면서도 멸도 한다고 하느니라'고 하시면서 다음과 같이 의사(醫師)의 비유를 들어 방편을
설하였다.
[어떤 훌륭한 의사가 있었는데 지혜가 총명하고 통달하여 좋은 처방과 약을 만들어 여러 가지 병을 치료하였으며, 그 의사에게는 아들이
여럿 있었으니 열, 스물 내지 백 명이나 되었다. 어느 날 아버지가 볼일이 있어 다른 나라에 간 사이에 여러 아들들이 독약을 마시고 약 기운이
몸에 퍼져 뒹굴고 있다가 그의 아버지가 돌아오자 반갑게 인사하면서 '저희들이 어리석어 독약을 잘못 마셨으니 생명을 구하여 주십시오'라고
하였다.
아버지는 여러 가지 처방으로 좋은 약초의 빛(色)과 향(香)과 맛(味)을 갖추어 약을 지어 '이것은 아주 좋은 약이다. 너희들이
먹기만 하면 고통이 빨리 낳고 다시는 다른 병에도 걸리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시었다. 그러자 그들 가운데 본심을 잃지 아니한 아들들은 약을
먹고 병이 낳았으나 본심을 잃은 아들들은 독기가 깊어서 아버지가 오신 것을 보고 환희하고 문안드리면서 살려 달라고만 할 뿐 해독약을 먹지
않았다.
그때 아버지는 약을 먹게 하기 위한 방편으로 아들들에게 '내 이제 늙고 쇠약하여 죽게 되었거늘 이 약을 먹고 차도가 없을까
두려워하지는 말아라'고 당부하고 그곳을 떠난 후 다시 사자를 보내어 아버지가 죽었다고 연락하였다. 이 소식을 들은 아들들은 이제 의지할 곳이
없어진 것을 알게 되자 처음에는 슬퍼하다가 마침내 마음이 깨어나 약의 빛(色)과 향(香)과 맛(味)이 좋은 것을 알게 되어 그 약을 먹고 병이
낳았다.]
이상에서 훌륭한 의사는 부처님을 비유한 것이고, 열, 스물 백 명의 아들은 성문, 연각, 보살을 비유한 것이며, 본심을 잃은 아들은
삼계오욕(三界五慾)에 탐착하여 과거에 심은 선근을 잃어버린 것을 말한다. 그리고 약초란 대소승(大小乘)의 모든 가르침인 팔만 사천의 법문을
비유한 것이고 약의 빛과 향과 맛이란 말에서 빛(色)은 계(戒)를 지칭하고 향(香)은 선정(禪定)을 뜻하며, 맛(味)은 지혜를 뜻하는
말이다.
이 이야기는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살아 계실 때에는 많은 중생들이 모두 부처님만 의지하려고 하면서 스스로 깨닫기 위한 수행을 게을리
하기 때문에 모든 중생들이 스스로 수행을 해서 깨달음을 얻도록 하기 위한 방편(方便)으로 열반에 드신다는 것을 비유한 것으로 부처님은 진실로
입멸하신 것이 아니고 지금도 우리 곁에 계시면서 중생구제의 가르침을 베풀고 있다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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