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화경과 천태사상

5-7. 법화경 요품(약왕보살본사품)

문선광 2005. 12. 7. 07:16

6) 약왕보살본사품


약왕보살본사품(藥王菩薩本事品)과 묘음보살품(妙音菩薩品), 그리고 관세음보살보문품(觀世音菩薩普門品)의 세 가지를 법화경의 '삼대보살품(三大菩薩品)'이라고 하는데 천태대사(天台大師) 지의(智의)는 부처님의 몸(身)과 입(口), 마음(意)에 비유하여 약왕보살본사품은 부처님의 몸, 묘음보살품은 부처님의 입, 관세음보살보문품은 부처님의 마음에 해당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인용문에 의하면 [과거 한량없는 오랜 세월의 겁(劫) 이전에 일월정명덕(日月淨明德)이라는 부처님이 나타나시어 수많은 대보살들과 성문대중들을 위하여 법화경을 설하고 있을 때 일체중생희견보살(一切衆生喜見菩薩)이 오직 한 마음으로 '부처 되기'를 구하면서 오랜 세월동안 즐겨 고행을 익히면서 수행 정진하여 현일체색신삼매(現一切色身三昧)를 얻었다고 한다.


현일체색신삼매란 '육체 그대로 도(道)의 광명을 얻는 것'으로 이를 다른 이름으로 보현삼매라고도 하며, 부처님이나 보살이 중생을 제도할 때 제도하는 대상에 따라서 자신이 원하는 몸으로 나투는 것을 말하는데, 묘음보살은 서른 네 가지의 응신으로 몸을 나투고 관세음보살은 서른 세 가지 응신으로 나투었으며, 일체중생희견보살은 필요에 따라서 자기 마음대로 모든 색신으로 몸을 나투었다고 한다.


삼매(三昧)를 얻은 일체중생희견보살(一切衆生喜見菩薩)은 너무나 기뻐 생각하기를 '내가 이제 현일체색신삼매를 얻은 것은 일월정명덕부처님이 설하는 법화경을 들은 힘 때문이니 내 마땅히 육신으로 공양하리라'고 하면서 전단향과 첨복향 등 온갖 향유(香油)를 마시고 몸에 바르고 뿌린 다음 신통력의 발원으로 스스로 몸을 태우니 그 광명이 천 2백년 동안이나 온 세상을 두루 비추었다고 한다.


그때 그 세계의 모든 부처님들이 동시에 찬탄하여 말씀하시기를 '착하고 착하도다 선남자여 이것이 참된 정진(是眞精進)이며, 여래께 드리는 참된 공양(是名眞法供養如來)이니라. 만약 꽃과 향기, 옷 등 갖가지 물건으로 공양하더라도 이에 미치지 못할 것이며, 왕국이나 처자를 보시하더라도 미치지 못하는 제일의 보시이며, 이것이 가장 높은 보시가 되는 것은 법으로 여래를 공양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일체중생희견보살은 수명이 다한 후에 다시 일월정명덕(日月淨明德)부처님의 나라인 정덕왕가(淨德王家)에 결가부좌하고 홀연히 화생(化生)하여 스스로 전생담을 설하면서 일월정명덕 부처님의 처소로 가서 예배 공양하고 또다시 오랜 세월이 지나서 부처님이 완전한 열반에 들자 부처님의 시신을 다비하여 8만 4천의 보탑에 사리를 모시고 자신의 두 팔을 태워서 사리탑에 '연비공양(燃臂供養)'하였다.


연비공양은 자리(自利)만 추구하는 성문들에게 대보리심과 정등각심(正等覺心)을 일으키게 하고 현일체색신삼매를 얻게 하기 위한 것인데, 모든 보살이 자신들을 위해서 팔을 태워 불구가 된 것을 보고 애석해 하자 일체중생희견보살은 '만약 불법(佛法)이 헛되지 아니하고 진실하다면 내 두 팔이 소생해서 금빛 몸으로 회복되리라'고 서원을 세우자 원래의 두 팔이 회복되면서 금빛의 몸을 이루었다고 한다.


업보의 몸인 두 팔을 태워 불구가 되는 것으로 공양을 올리자 오히려 금색의 몸을 이룬 것은 중생들을 위하여 보살이 희생한다는 사실을 중생들이 알고 그것을 인정할 때 보살이 서원을 세우면 원이 이루어져서 '복덕(福德)과 지혜(智慧)가 갖추어진 복혜구족(福慧具足)의 금색신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어떤 귀중한 물질로 공양하는 것보다 자신의 몸과 노력으로 공양하는 것이 가장 수승(殊勝)하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


부처님은 일체중생희견보살이 바로 지금의 약왕보살(藥王菩薩)이라고 하시면서 '만약 어떤 여인(女人)이 약왕보살본사품을 듣고 능히 받아 지니면 다시는 여자의 몸을 받지 않을 것이며, 여래 멸도 후오백세(後五百歲) 가운데 어떤 여인이라도 이 경을 듣고 설한대로 수행을 하면 명(命)을 마친 이후에는 반드시 아미타부처님이 계시는 안락세계(安樂世界)의 연꽃보좌 위에 태어날 것'이라고 하시었다.]


후오백세란 대집경(大集經)에 나오는 내용으로 부처님 열반 후 첫 5백년은 성불하는 사람이 많은 '해탈견고(解脫堅固)의 시대'가 되고, 다음은 선정을 닦는 사람이 많은 '선정견고(禪定堅固)의 시대' 다음은 청법(請法)하는 사람이 많은 '다문견고(多聞堅固)의 시대' 다음은 복을 짓기 위해서 절과 탑을 많이 세우는 '복덕견고(福德堅固)의 시대'가 되고 마지막 5백년은 싸움만 하는 '투쟁견고(鬪爭堅固)의 시대'가 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