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식삼십송

제28송 통달위

문선광 2006. 12. 27. 19:53

제28송 통달위(견도위)


1) 송문


약시어소연(若時於所緣) 지도무소득(智都無所得) 이시주유식(爾時住唯識) 이이취상고(離二取相故)


2) 풀이


수행자가 소연경(所緣境)을 대할 때 무분별지(無分別智)로 인식하여 '도무지 얻을 바가 없다(無所得)는 것을 알게되면' 그때 비로소 진여를 증득하여 유식의 진승의성(眞勝義性)에 안주(住)하게 된다. 왜냐하면 능취(能取)와 소취(所取)의 두 가지 모두에 대한 분별상(分別相)을 여의었기 때문이다.


3) 해설


수행자가 자량위를 거쳐서 가행위에 이르러서도 유식성을 요달하지 못하고 진여경계를 증득하지 못하지만 가행위의 마지막 경지인 세제일위에 이르면 소지장(所知障)이 없어지고 능취와 소취의 2취공(空)에 의해서 망념(妄念)의 구름이 걷히고 본래 존재하는 달을 볼 수 있으므로 이를 통달위라 하고 다른 이름으로 견도위(見道位)라고도 하는데, 이는 요해(了解)가 곧 견(見)이며, 실성이 도(道)이기 때문이다.


제1구 약시어소연(若時於所緣)과 제2구 지도무소득(智都無所得)에서 제1구의 소연은 인식대상인 경계 즉 소연경(所緣境)을 말하며, 제2구의 지(智)는 무분별지(無分別智, 또는 根本智)를 말하는 것으로 능(能), 소(所) 2취(二取)가 공임을 관해서 이공진여(二空眞如)를 실증하여 심(心)과 경(境)을 모두 여의면 한 법(法)도 얻을 것이 없으니 모든 경계가 무소득일 뿐 아니라 능관(能觀)의 지(智)도 무소득이므로 지도무소득이라 한다.


제3구 이시주유식(爾時住唯識)과 제4구 이이취상고(離二取相故)란 마음과 경계가 모두 공(空)하면 지(智)는 오직 직관적 작용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무분별지는 모든 차별을 여의므로 이를 진리라 하며, 이 경지에서 유식성에 주(住)하게 된다. 능(能), 소(所) 이취상(二取相)을 여의면 만법은 모두 진여이고 평등이며, 이 평등과 진여가 곧 유식의 실성이다.


수행자가 도를 닦는 과정에 통과하는 자량위와 가행위, 통달위의 세 가지 계위를 삼현위(三賢位)라 하는데, 이는 유식의 실성 곧 진여법성이기 때문에 능(能)과 소(所)의 2취(取) 분별상울 여읜 그 자리이다. 삼현위의 경계를 실증(實證)하여 마치면 초지(初地)인 환희지(歡喜地)에 들어가게 되는데, 이후의 매 일지(一地)는 성위(聖位)이므로 십지(十地)를 십성(十聖)이라 한다.


그리고 이 견도지경(見道智境)에는 진견도(眞見道)와 상견도(相見道)의 2종이 있는데, 진견도에서는 아공(我空)과 법공(法空)의 2공(空) 진여(眞如)를 증득하여 번뇌장(煩惱障)과 소지장(所知障)을 끊어 유식의 성(性)을 깨닫게 된다. 아공진여를 증득하면 번뇌장(煩惱障)을 끊을 수 있고 법공진여를 증득하면 소지장(所知障)을 끊을 수 있다.


여기서 선후를 나누어 끊는 점근(漸根)은 먼저 아공을 증득한 다음 법공을 증득하는 점증(漸證)과 분별을 끊고 구생(俱生)을 끊는 점단(漸斷)을 하게된다. 그리고 돈근(頓根)은 아공과 법공을 동시에 증득하는 돈증(頓證)과 분별과 구생을 동시에 끊는 돈단(頓斷)을 하게 되는데, 점돈(漸頓)에 관계없이 수행자는 세제일법에 이르러 무루적 근본지를 생(生)하여 2공진여를 증득하고 2종의 장(障)을 끊게 된다.


상견도는 후득지(後得智)를 유식성으로 변화시켜 진견도를 모방하여 관념하는 것이다. 후득지란 근본지에 의하여 진리를 깨달은 뒤에 다양한 사건과 시련을 수행과 체험을 통한 경험으로 유식의 상(相)을 깨닫는 얕은 단계의 지혜이다. 상견도에는 다음과 같은 2종의 수행방법이 있다.


①관비안립제(觀非安立諦)--이에는 삼품심(三品心)이 있는데, 삼심상견도(三心相見道)라 한다. 제1심은 중생공(衆生空)을 관(觀)함에 의하여 번뇌장을 끊는 지혜가 생기는데 내유유정가연지(內遺有情假緣智)라 이름하며, 제2심은 제법공(諸法空)을 관함에 의하여 소지장을 끊는 지혜가 생기는데 내유제법가연지(內遺諸法假緣智)라 이름한다. 제1심과 제2심은 별관(別觀)이다.


제3심은 2공(空)을 쌍관(雙觀)함에 의하여 미세한 2장(二障, 번뇌장과 소지장)을, 함께 끊는 지혜가 생기는데, 내유유정제법가연지(內遺有情諸法假緣智)라 이름하며, 제3심은 총관(總觀)이다. 제1,2심의 총관과 제3심의 별관(總別二觀)은 모두 대승이 수증하는 것이다.


②관안립제(觀安立諦)--여기는 16심(心)이 있으며, 십육심(十六心)상견도라 이름한다. 사제(四諦)에 대한 관찰로 먼저 인(忍)에 주(住)하고 후에 지(智)를 이룬다. 따라서 욕계 사제에 대하여 4인(忍) 4지(智)를 이루어 8심을 갖추고 상이계(上二界, 色界와 無色界)의 사제에 대해서도 또한 4인4지(四忍四智)를 이루어 16심이 된다. 이는 소승이 수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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