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송 유식의 실성
1) 송문
차제법승의(此諸法勝義) 역즉시진여(亦卽是眞如) 상여기성고(常如其性故) 즉유식실성(卽唯識實性)
2) 풀이
이러한 제법 중의 승의(勝義)는 이른바 진여(眞如)로서 항상 모든 법의 실성(法性)과 같기 때문인데, 이것이 곧 유식의 실성(實性)이다.
3) 해설
전 송(頌)에서 설한 '상무성'과 '무자연성(생무성)' 그리고 아(我)와 법(法)을 멀리 여읜 '승의무성(勝義無性)'에 이어 '유식의 실성'을 밝힌 송이다. 유식의 실성을 승의(勝義)라 하는 것은 만법이 생주이멸(生住離滅)을 면할 수 없으나 오직 유식실성(眞如法性)만이 영원하기 때문에 승의라 하는 것이다. 승의는 세속의 어떠한 이치보다도 깊고 오묘한 이치를 말하는데, 다음과 같은 네 가지가 있다.
①세간(世間)승의--오온(五蘊)의 이치와 육근, 육경의 이치를 가르친 십이처(十二處)와 육근, 육경, 육식의 이치를 가르친 십팔계(十八界) 등의 법을 말하는 것으로 초발심의 수행자가 반드시 닦아야 하는 요체로서 그 의(義)는 비록 수승하지만 세간법에 속하므로 세간승의라 하는 것이다.
②도리(道理)승의--고집멸도(苦集滅道) 즉 사성제(四聖諦)의 이치를 말하는 것으로 진리인 도리를 수도하는 승의이므로 이를 도리승의라 한다.
③증득(證得)승의--이는 아(我)와 법(法)의 이공진여(二空眞如)를 말하는 것으로 수행자가 이공관(二空觀)을 닦아서 아(我)와 법(法)의 집착에서 벗어나는 진여를 증득하여 그 의(義)는 수승하지만 아직도 닦고 증득해야 할 바가 남아 있기 때문에 승의승의에는 미치지 못한다.
④승의승의--이는 진여법계의 이치를 말한 것으로 승의 중의 승의라는 뜻이다. 말을 여의고 상을 끊었으므로 성자가 안으로 증득하는 경계이다. 이 수행의 경지는 앞의 세 가지 승의보다 수승하므로 승의를 반복하여 승의승의라 한 것이다.
제1구 차제법승의(此諸法勝義)란 위에서 설명한 네 가지 승의 중에서 가장 수승한 승의승의의 경지를 말하는 것으로 더 이상 닦고 증득해야 할 바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수행경지 가운데 최상이라는 뜻이다.
재2구 역즉시진여(亦卽是眞如)에서 '진(眞)'은 진실하여 허망하지 않음을 뜻하고 '여(如)'는 여상(如常)의 뜻으로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불변을 뜻하는 말이다. 이를 풀이하면 진여(眞如)는 곧 '항상 변하지 않는 진실 그대로(眞實如常)'라는 뜻으로 모든 법(法)의 본성과 같기 때문에 부증불감(不增不減)의 묘처(妙處)인 것이다.
제3구 상여기성고(常如其性故)의 기성(其性)이란 제법의 본성 즉 법성(法性)을 말하는 것으로 제법의 승의는 '항상 맑고 고요하여(湛然恒寂)' 법성과 서로 상응(相應)한다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제4구 즉유식실성(卽唯識實性)의 유식실성이란 변계(遍計)와 의타(依他)의 두 성(性)은 모두 실성이 아니며, 오직 원성(圓成)만이 제법의 실성이라는 것을 밝힌 송이다. 여기서 승의, 진여, 유식실성이라는 말은 표기는 서로 다르지만 뜻은 모두 같은 것이다.
제1송부터 제24송까지는 유식의 상(相)을 밝혔고 제25송은 유식의 성(性)을 밝힌 송이며, 다음 제26송부터 제30송까지는 유식수행의 위(位)를 밝혀 수행자로 하여금 먼저 이치를 깨닫고 그 이치에 부합하는 실천수행의 방법을 제시한 것이 바로 이 유식30송이다. 성(性)은 상(相)이 의지하는 내적본체(內的本體)이고 상은 성에 의해서 나타난 외적작용(外的作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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