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화경과 천태사상

2-1 천태교학론(삼제원융, 삼종지관, 일념삼천)

문선광 2005. 11. 9. 17:53

2) 삼제원융


대승불교의 사상을 유(有)와 공(空)의 두 갈래로 나누어 볼 때 하나는 유(有)의 입장에서 제법의 실상(實相)을 바라보는 화엄경이고 또 다른 한 갈래는 공(空)의 입장에서 제법의 실상을 바라보는 법화경이다. 그러나 유(有)의 입장에서 극도로 발전한 화엄경이나 공(空)의 입장에서 극도로 발전한 법화경 모두가 중도사상(中道思想)을 표방하고 있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지의는 그의 저서 '인연소생법(因緣所生法)'에서 공(空)·가(假)·중(中)의 삼제원융론(三諦圓融論)을 펴고 있는데, 삼제원융(三諦圓融)이란 현상계의 모든 현상은 본질적으로는 무상(無常), 무아(無我)이지만 현실을 무시하거나 회피할 수 없기 때문에 본질계(本質界)와 현상계(現象界)가 둘이 아님을 인정하면서 현실과 본질을 분리하지 말고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3) 삼종지관과 일념삼천


삼종지관(三種止觀)이란 지의(智의)의 제자인 관정(灌頂)이 편집한 마하지관(磨訶止觀)에서 설하고 있는 원돈(圓頓), 부정(不定), 점차(漸次)의 세 가지 수행법을 말하는 것으로 원돈지관(圓頓止觀)은 곧 바로 실상(實相)의 구극(究極)을 체득하는 것을 말하고 부정지관(不定止觀)은 때와 경우에 따라 깊고 얕음과 전후가 서로 호응하는 것을 말하며, 점차지관(漸次止觀)은 얕은 곳으로부터 점차 깊은 곳으로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일념삼천(一念三千)은 한 순간 혹은 한 찰나의 한 마음 가운데 삼천의 세계가 갖춰진다는 천태의 세계관이다. 여기서 삼천의 세계란 윤회의 세계인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인간, 천상의 육도와 깨달음의 세계인 성문, 연각, 보살의 삼승(三乘)과 부처님의 불승(佛乘)을 합해서 모두 십계(十界)가 되고 십계는 서로 별개의 세계가 아니고 나머지 아홉 개의 세계를 모두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합하면 백계(百界)가 된다.


여기에 천태종의 이론적 배경이 되는 법화경 방편품의 여시상(如是相), 여시성(如是性), 여시체(如是體), 여시력(如是力), 여시작(如是作), 여시인(如是因), 여시연(如是緣), 여시과(如是果), 여시보(如是報), 여시본말구경(如是本末究竟)의 십여시(十如是)를 적용하면 모두 천계(千界)가 되고 여기에 삼종세간인 오음세간(五陰世間), 중생세간(衆生世間), 국토세간(國土世間)을 적용하면 우주는 모두 삼천세계(三千世界)가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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