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화경과 천태사상

1. 천태학의 성립과 전개

문선광 2005. 11. 6. 14:33

1. 천태학의 성립과 전개


천태학(天台學)은 일반적으로 법화경이라고 부르는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을 소의경전으로 하는 불교의 한 종학(宗學)으로서 교리적인 핵심은 제법실상이다. 여기서 제법(諸法)이란 '세상의 모든 것'이라는 뜻이고 실상(實相)이란 '참 존재'라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따라서 '제법실상이란 이 세상의 온갖 사물은 있는 그대로 참 존재한다.'는 것으로 묘법연화경 제2 방편품(方便品)에 나오는 말이다.


그리고 법화학(法華學)이 천태학(天台學)으로 불리어지게 된 것은 법화경의 교학(敎學)과 종학(宗學)으로 대성한 사람이 중국 남북조시대의 지의대사(智의大師, 서기 538-597년)이며, 그의 주거 본산이 천태산(天台山)이었기 때문에 천태대사(天台大師)라고 불렀는데 후대의 법손인 형계담연(荊溪湛然, 서기 711-782년)이 종명(宗名)을 천태종(天台宗)이라 이름함으로서 천태학(天台學)으로 불리어지게 된 것이다.


천태학이 다른 종학(宗學)과 구별되는 첫 번째의 특징은 법화경 제2 방편품에 나오는 개회설(開會說)이다. 법화도량에서의 개회가 시작되기 이전의 수행방법은 팔정도, 연기법,·육바라밀의 세 가지 길로 전개되고 수행의 목적과 성취의 결과도 성문(聲聞)·연각(緣覺)·보살(菩薩)의 세 가지로 차별하여 왔으나 법화도량에서의 수행목표는 오직 일승(一乘) 즉 불승(佛乘) 뿐이라는 것이다.


천태학의 두 번째 특징은 교관쌍미(敎觀雙美)로서 이론 부문인 교상문(敎相門)에서는 세계의 실상과 인간의 본질 등을 다루고 있으며, 실천 부문인 관심문(觀心門)에서는 사종삼매(四種三昧)와 십승관법(十乘觀法)과 같은 관심수도(觀心修道)의 체계를 제시하여 이론과 실천수행의 균형을 취하고 있는데, 교관쌍미라는 말은 오직 천태학(天台學)에서만 사용하는 전용술어이다.


천태학의 세 번째 특징은 불교라는 이름으로 다양하고 모순되고 대립적인 각종 경전이나 교리와 교설 어느 것 하나라도 제외하거나 배척하지 아니하고 모두 모아서 집대성하고 분석 판별하여 질서 있게 정리하고 있으며, 나아가서 불교뿐만 아니라 유교의 현실주의와 노(老)·장자(莊子)의 사변철학(思辯哲學)까지도 천태사상(天台思想)의 기초영역에서 제외시키지 않고 모두 포섭하고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