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사상

2. 정토삼부경(무량수경, 관무량수경, 아미타경)

문선광 2005. 10. 4. 10:06

2. 정토삼부경

 

정토신앙의 기본경전인 정토삼부경(淨土三部經)은 대승경전 가운데 가장 많이 읽히고 연구되어 온 경전으로서 조위(曹魏) 시대에 강승개(康僧鎧,) 또는 축법호(竺法護, 寶雲)가 번역하였다는 불설무량수경(佛說無量壽經)과 유송(劉宋)시대에 강량야사(畺良耶舍)의 번역으로 전해지고 있는 불설관무량수경(佛說觀無量壽經), 그리고 요진(姚秦)시대에 구마라집(鳩摩羅什)이 번역한 불설아미타경(佛說阿彌陀經) 등 세 종류의 경전을 말하는데, 이 세 가지 경전의 중심사상은 다음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1) 아미타불
정토경전의 중심사상은 아미타불의 극락세계에 왕생하여 마침내 성불하는 것이다. 아미타란 범어 amitayus 또는 amitabha를 한자로 음역한 말로서 범어 amitayus는 무량한 수명 즉 무량수(無量壽)로 번역하여 자비(慈悲)를 가리키며, amitabha는 무량한 광명 즉 무량광(無量光)으로 번역하여 지혜(智慧)를 가리키는데, 아미타불(阿彌陀佛)과 무량광불(無量光佛) 또는 무량수불(無量壽佛)은 이름은 다르지만 같은 부처님이다.


아미타불은 대승불교의 근본사상인 보살사상에서 연유한 부처님으로 법장(法藏)이라는 비구가 중생구제를 위한 청정한 원(願)을 세우고 오랜 세월 동안 수행하여 마침내 '위없는 깨달음(無上正覺)'을 얻어 성불(成佛)하신 부처님으로 사바세계로부터 십만억(十萬億) 불국토를 지난 서방정토에 머물러 계시면서 어려움에 처한 중생들이 부처님의 이름을 간절하게 부르면 임종시에는 반드시 찾아와서 극락세계로 인도하시는 부처님이다.


2) 본원
본원(本願)은 불설무량수경(佛說無量壽經)에 나오는 내용으로 아미타부처님이 성불하기 이전 법장(法藏)이라는 비구시절에 세웠던 48가지의 큰 서원을 말하는 것으로 그 내용을 크게 네 가지로 나누어 첫째 아미타부처님에 대한 내용과 둘째 아미타부처님의 국토에 대한 내용, 셋째 아미타부처님의 국토에 태어난 이들에 대한 내용과 넷째 앞으로 아미타부처님의 국토에 왕생하려는 이들에 대한 내용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그리고 48가지 원(願) 중에서 광명무량(光明無量)의 원과 수명무량(壽命無量)의 원은 아미타부처님의 본원일 뿐 아니라 우리 모든 인간들의 본원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으로 여기의 광명(光明)은 지혜(智慧)를 상징하는 말이고, 수명(壽命)은 자비(慈悲)를 상징하는 말이다. 따라서 아미타부처님에게 귀의한다는 것은 동시에 지혜(智慧)와 자비(慈悲)로 이루어진 본래적인 자신에게 돌아가 의지하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3) 극락정토
극락(極樂)이란 '즐거움이 있는 곳(sukhavati)'을 뜻하는 말이고 정토(淨土)란 '정화(淨化)된 국토' 또는 '청정(淸淨)한 국토'를 뜻하는 말로 극락정토는 아미타부처님이 일체중생을 제도하기 위해서 세운 본원(本願)이 성취되어 이루어진 깨달음(正覺)의 세계로서 온갖 보배(七寶)로 장식되어 있으며,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얻을 수 있는 '절대적인 즐거움만'이 가득한 청정(淸淨)한 세계를 말하는 것이다.


이러한 극락정토를 상정하게 된 것은 본래부터 형상이 없는 세계를 화려하게 장엄 된 세계로 형상화시키고 공간이 없는 세계를 서방에 실재하는 세계로 형상화시킴으로서 더위와 배고픔과 피곤에 지친 중생들이 하루를 보내고 서쪽 하늘에 붉게 물든 저녁 노을을 바라보면서 시원한 바람이 부는 누각과 잘 차려진 밥상을 연상하면서 신앙의 세계를 보다 쉽게 이해하고 다가서게 하기 위한 방편(方便)이라 볼 수 있다.


4) 왕생과 염불
왕생이란 불교의 궁극적 목표인 깨달음에 도달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왜냐하면 아미타부처님의 본원 중 극락세계에 태어난 사람은 반드시 열반에 든다는 '필지멸도원(必至滅度願)'과 이 생(生)을 마치고 나면 반드시 부처가 된다는 '필지보처원(必至補處願)' 그리고 부처님과 똑같이 삼십이상을 갖추게 된다는 '삼십이상원(三十二相願)'은 극락정토에 태어나면 반드시 보살도를 성취하여 불과를 얻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토신앙의 가장 중요한 요체(要諦)는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을 지성으로 염불하여 극락정토에 왕생하는 것으로 염불은 극락왕생의 대표적인 실천법이다. 나무아미타불이란 무량광(無量光)에 귀의하고 무량수(無量壽)에 귀의하는 것이며, 진리 그 자체에 귀의하는 것으로 나무아미타불을 지성으로 염송하던 사람이 죽으면 반드시 아미타부처님이 찾아와서(臨終來迎) 극락정토로 데리고 간다는 것이다.


아미타부처님이 이 세계에 출현하신 것은 여래의 본원인 자비행과 중생제도를 실천하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중생들의 성불근거가 설령 그 중생들에게 있을지라도 여래의 본원인 자비심에 의지하지 않고는 성불할 수 없다는 것이 정토신앙의 중심사상이다. 왜냐하면 아미타부처님은 보살인행시에 중생들을 구제하기 위해서 발원을 하였으며, 그 원(願)이 원만하게 성취되어 성불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아미타부처님의 48가지 본원은 어느 것이나 중생들이 좌절의 밑바탕에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순수생명(純粹生命)이며, 절대가치(絶對價値)이다. 진리 앞에서 무력할 수밖에 없는 중생들이 모든 것을 섭취불사(攝取不捨)하겠다는 아미타부처님의 본원을 절대적으로 믿고 의지할 때 아미타부처님이 발(發)한 본원의 의의(意義)가 나타나게 되는 것이며, 정토왕생(淨土往生), 극락왕생의 근거도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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