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식삼십송

제11송 열 한 가지의 선심소

문선광 2006. 7. 24. 21:07

제11송 열 한 가지 선심소


1) 송문


선위신참괴(善謂信慙愧)   무탐등삼근(無貪等三根)   근안불방일(勤安不放逸)  행사급불해(行捨及不害)


2) 풀이


여섯 종류의 심소 가운데 선(善)심소는 신(信), 참(慙), 괴(愧)와 무탐(無貪), 무진(無瞋), 무치(無癡)의 3선근(善根) 그리고 근(勤), 안(安), 불방일(不放逸), 행사(行捨), 불해(不害) 등 열 한 가지이다.


3) 해설


4구(句)의 송(頌) 모두가 제3능변식 즉 6식과 상응하는 열 한 가지의 선심소(善心所)를 설명한 것으로 선(善)의 개념을 확실히 정립하고 있다. 순서대로 그 개념을 살펴보면


신(信)은 믿음 즉 신앙심(信仰心)이나 신심(信心)을 말하는 것이다. '바른 믿음(正信)'에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의 믿음(三信)'이 있다.


첫째는 신실유(信實有)이다. 실유(實有)란 환유(幻有)가 아닌 제법실성(諸法實性)을 말하는 것이며, 이러한 실성(實性)을 믿는 것을 실유라 한다.


둘째는 신유덕(信有德)이다. 불보살이나 대덕(大德) 등 세간(世間)과 출세간(出世間)의 성현(聖賢)을 믿는 것이다.


셋째 신유능(信有能)은 세간과 출세간의 재능, 기예(技藝) 및 각종 학문을 닦음으로서 자신을 성취하고 세상에 이익을 끼칠 수 있음을 믿는 것이다.


이상 세 가지를 깊이 믿고 정진한다면 마음이 안정되고 도업(道業)이 더욱 증진될 수 있기 때문에 열 한 가지의 선(善) 가운데 신(信)을 가장 으뜸으로 친다.


참(慙)은 부끄러워할 줄 아는 마음이다. 현선(賢善)을 숭상하고 악(惡)을 짓는 것을 스스로 수치로 여겨서 각종 죄악을 짓지 않음을 말한다.


괴(愧)는 역시 부끄러워 할 줄 아는 마음으로서 다른 사람들에 의해서 지적 받는 것을 두려워하고 죄과(罪過)를 수치로 여겨서 감히 죄업을 짓지 않는 것을 말한다.


무탐(無貪)은 사물을 수용함에 있어서 스스로 지족(知足)할 줄 알아서 탐착하고 탐구(貪求)하는 마음이 없는 것을 말한다.


무진(無瞋)이란 성내지 않는 마음으로 설사 재해를 당하더라도 인내로서 수용하며, 어떠한 역경계에 처하더라도 원망하는 마음이 없어서 성내고 한탄하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음을 말한다.


무치(無癡)는 사리를 명백히 알아서(了解)하여 어리석은 마음이 일어나지 않음을 말한다. 어리석음은 곧 무명(無明)으로 무치(無癡)란 무명이 끊어짐을 말하는 것이다.


탐(貪)·진(瞋)·치(癡) 세 가지를 삼독심(三毒心)이라 하는바 삼독(三毒)의 마음이 없으면 곧 삼선근(三善根)으로서 이는 초목에 뿌리가 있는 것과 같이 일체 선법이 자랄 수 있게 하는 바탕이 된다.


근(勤)은 게으름이 없는 부지런한 마음으로서 정진(精進)을 의미한다. 선(善)을 닦고 악(惡)을 끊는데 전념하여 물러섬이 없이 반드시 선법을 성취하고 악법을 단절함을 말한다.


안(安)이란 경안(輕安)의 줄임 말이다. 어떤 일에 몰두함으로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不知不識間)에 '몸과 마음(身心)'이 경쾌하여지면서 안락함을 느낄 수 있는 심리상태를 말한다.


불방일(不放逸)의 방일(放逸)은 방탕과 비슷한 말로서 방일하지 않는다는 것은 방탕하지 않는다는 뜻과 같다. 규범을 지키고 정진에 전념하는 것을 말한다. 불규칙적이고 바르지 못한 생활은 마음을 더욱 산만하고 게으르게 하기 때문에 선법(善法)을 꾸준히 닦고 증장시키라는 것이다.


행사(行捨)는 집착을 끊는다는 뜻으로 괴로움이나 즐거움에 동요되지 않고 방하(放下)하는 것과 허둥대지 않고 적정(寂靜)에 주(住)하는 것을 사(捨)라 한다. 행사(行捨)는 단순히 사(捨)할 뿐 아니라 사(捨)로서 행하기 때문에 행사(行捨)라 한다.


사(捨)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첫째 수온(受蘊) 중에서 불고불락수(不苦不樂受)로서 고락(苦樂)을 모두 사(捨)하므로 사수(捨受)라 하며, 둘째는 행온(行蘊) 중에서 평등 정직한 무분별심으로 흔들리지(掉擧) 않고 적정(寂靜)경계에 주(住)하므로 사(捨)라 한다. 여기의 사(捨)는 수사(受捨)와는 구별되기 때문에 행사(行捨)라 하는 것이다.


불해(不害)는 모든 유정(有情)들에게 일체의 고통과 피해를 주지 않고 오로지 '고통은 덜어주고 즐거움은 더해주고자 하는(拔苦與樂)' 마음을 일으키므로 불해(不害)라 한다.


이상의 열 한 가지 선심소는 제6식과 전5식에 모두 상응한다. 한 순간 착한 마음을 일으키면 선심소가 작용하여 착한 행동으로 나타나고 선근(善根)도 성숙하여 착한 마음이 이어지며, 한 순간 악한 마음을 먹으면 악한 행동으로 이어져서 마침내 악의 구렁텅이에 빠지게 된다. 따라서 악(惡)의 씨는 처음부터 자라지 못하도록 잘라버려야 한다.

'유식삼십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13송 10종의 수번뇌  (0) 2006.08.06
제12송 근본번뇌와 수번뇌  (0) 2006.07.29
제10송 변행과 별경심소  (0) 2006.07.18
제9송 6식과 상응하는 심소  (0) 2006.07.10
제8송 제3능변식의 성질  (0) 2006.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