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식사상

2-2. 오성 각별설

문선광 2006. 2. 24. 00:25

 

다. 오성각별설


법상종(法相宗)에서는 유식학의 교의를 설정하면서 대승불교의 사상을 대부분 그대로 포섭하고 있으나 '일체중생(一切衆生) 실유불성(悉有佛性)'이라는 불성사상과는 다소 이념을 달리하는 '유위종자차별설(有爲種子差別說)에 의한 오성각별설(五姓各別說)'을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이 현상세계를 구성하고 있는 일체유정들은 모두가 불성을 가지고 있다는 대승불교 사상에 배치되는 유식학 만의 새로운 교리라고 할 수 있다.


이 오성각별설에 의하면 일체유정들은 각자의 아뢰야식 중에 간직되어 있는 지혜종자의 차이에 의해서 태어날 때부터 선천적으로 성불의 여부가 결정되어 있다고 하면서 이를 다섯 부류로 구분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첫째인 보살(菩薩)종성을 가지고 있는 중생들은 그들의 아뢰야식 중에 저장되어 있는 지혜종자가 가장 수승하기 때문에 수행을 통해서 쉽게 보살이나 부처가 될 수 있는 유정들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 수승한 지혜종자를 가진 '독각(獨覺)종성'은 수행을 하면 연각 즉 벽지불(벽支佛)이 될 수 있는 성품을 가진 중생들을 말하고 세 번째의 '성문(聲聞)종성'은 수행을 하면 성문아라한이 될 수 있는 성품을 가진 중생들을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네 번째의 '부정(不定)종성'은 노력 여하에 따라서 성문이나 독각을 거쳐서 마침내 부처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중생들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마지막 무불성(無佛性)종성은 처음부터 불성이 전혀 없는 중생으로서 아무리 수행을 해도 성불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사상은 대승불교의 일반적 사상인 불성사상과는 정면으로 대립되는 사상으로서 오직 법상종에서만 주장하는 이론으로서 이는 오로지 수행을 강조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현실세계에는 여러 부류의 중생들이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교훈으로 보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