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간결성과 단순성
참선수행의 실천은 무엇보다도 간결하고 단순한 실천행이 되지 않으면 실행하기 어렵다. 그래서 참선수행은 일행삼매(一行三昧)의
좌선수행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겉으로는 아주 단순한 것 같지만 좌선수행 한 가지만으로도 불교의 모든 사상과 정신을 포용하고 응집할
수 있으며, 불교의 근원적인 진리의 세계를 깨달음의 자각으로 전향(轉向)시킬 수 있는 무한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참선수행과 관련해서 교(敎)를 버리고 선(禪)에 들어가라는 뜻으로 '사교입선(捨敎入禪)'이라는 말이 있는데, 여기서
교(敎)는 부처님의 가르침인 교리를 말하는 것으로 수행을 할 때 지나치게 지식을 앞세우거나 집착하면 오히려 장애가 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선(禪)이 없는 교(敎)는 공허하고 교가 없는 선은 맹목적 수행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버릴 교(敎)도 없는 상태에서 참선만 고집하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3) 직접체험 주의
불립문자(不立文字) 교외별전(敎外別傳)이라는 말은 '진리의 세계는 각자가 스스로의 체험을 통한 깨달음으로 알 수 있는 것일 뿐
언어나 문자 등의 매개체를 통해서 보여주거나 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뜻'으로 석가모니부처님께서 큰 제자 대가섭(大迦葉)에게 법(法)을 전할
때 하신 말씀이지만 중국 선불교를 거쳐서 오늘날까지도 선수행(禪修行)에 있어서 그대로 적용되는 말이다.
임제선사가 자기의 수행생활 경험을 기록하고 있는 임제록(臨濟錄)에도 [출가 수행자는 먼저 도(道)를 배우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산승(山僧)도 지난 날 율장 공부에 전심하기도 하고 경전과 논서의 연구에 전력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경(經)·률(律)·론(論) 삼장은 모두
세상의 중생들을 구제하기 위한 약(藥)과 같은 것이지만 역시 언어나 문자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단번에 경전을 뿌리치고 곧바로 선수행에 들어갔는데, 다행히 훌륭한 스승과 도반들을 만나서 도(道)의 안목을 분명히 할
수 있게 되어 천하 선사들의 견해를 바로 보고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은 어머니 뱃속에서 태어나면서부터 곧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참구(參究)하고 연마하면서 수없이 많은 좌선의 수행을 반복한 결과 어느 날 갑자기 알게 된 것이다.]
여기서 임제가 주장하는 '몸으로 참구하고 연마한 체구연마'는 경(經)·율(律)·론(論)으로 표현된 언어와 문자에서 벗어나서 각자가
직접 수행을 통해서 불법(佛法)을 깨닫게 된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다. 아울러 선(禪)의 본질은 문자로 된 경전이나 과학적인 지식 또는 분석적인
판단에 의한 것이 아니라 직접 체험을 통해서 얻은 직관지(直觀智)나 반야의 지혜를 가지고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4) 지속적인 수행
선(禪)의 수행은 불법(佛法)을 각자가 실천하는 것으로 실천과 수행이 없는 선은 선이 아니다. 선(禪)의 실천과 수행은 불교의
정신이나 실천방법을 알고 있는 지식적인 사실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불교의 정신과 실천방법을 자기 자신의 인격과 정신으로 만들어 실천하고
생활화하는 삶이다. 따라서 경전이나 선지식의 간접경험을 통해서 어떤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해서 지혜롭게 살고 있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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