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래장 사상
여래장(如來藏)이란 범어
타타가타-가르바(Tathagata-garbha)를 번역한 말로 타타가타(tathagata)는 여래(如來), 가르바(garbha)는 장(藏) 또는
태아(胎兒)라는 두 가지 뜻을 가지고 있는 합성어이다. 그래서 여래장경(如來藏經)에서는 '중생을 여래의 태아'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이 말은
모든 중생들은 자기 안에 여래가 될 씨앗을 품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여래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리고 여래장을 중생들의 번뇌에 가려져 있는 자성청정심(自性淸淨心)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모든 중생들 누구나 똑같이 부처가 될 수
있는 여래의 씨앗을 자기 몸 속에 간직하고 있으나 집착과 탐욕 등으로 인하여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 진흙 속에 뿌리를 내리고 있어도
흙탕물에 오염되지 않는 연꽃과 같이 여래장은 번뇌에 오염되거나 변질되지 않고 영원히 깨달음의 본성으로 남아 있다고 한다.
따라서 수행을 통하여 집착과 탐욕으로 인하여 생긴 번뇌로 '오염된 티끌(垢)'을 벗어버리고 본래의 자기가 가지고 있던 자성청정심을
되찾게 되면 중생들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깨닫지 못한 부처가 곧 중생'이요 '깨달은 중생이 바로 부처'로서 부처와
중생이 서로 다르지 않다는 무불급중생(無佛及衆生)이 되는 것이다.
또한 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에는 '불성(佛性)'이라는 말이 사용되고 있는데, 이는 붓다-다투(Buddha-dhatu)를 번역한 말로
붓다(Buddha)는 부처를 뜻하는 말이고 다투(dhatu)는 계(界) 또는 성품(性品)을 뜻하는 말로 이를 합해서 불성이라 번역한 것이다.
따라서 '일체중생은 누구나 다같이 부처가 될 수 있는 성품을 가지고 있다(一切衆生 悉有佛性)'는 이 불성사상은 여래장사상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유식불교의 법상종에서는 유위종자차별설(有爲種子差別說)에 의한 오성각별설(五姓各別說)을 주장하면서 일체유정들은 각자의
아뢰야식에 간직되어 있는 지혜종자의 차이에 의해서 성불의 여부가 결정되어 있으며, 그 중 무불성종성(無佛性種姓)은 처음부터 불성이 전혀 없는
중생들로서 아무리 수행을 해도 성불을 하지 못한다고 하는데, 이는 대승불교의 불성사상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사상이다.
그리고 무아사상을 중시하는 인도에서 여래장사상은 독립된 학파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불교가 아니라는 극단적인
비판까지 받았다. 그러나 중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에서는 여래장이라는 명칭 그대로 사용되거나 불성이라는 이름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이는
핍박받는 중생들의 고통을 위무(慰撫)하고 인간의 궁극적 자유와 평등을 일깨우는 가르침으로 작용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여래장사상은 여래와 다르지 않은 인간의 내재적인 가능성과 성불의 당위성을 전제로 부처님의 자비와 한없는 인간애의 신뢰를
드러내는 것으로 불교가 '불타지교(佛陀之敎)' 즉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는 종교라는 단순한 뜻에서 한 걸음 나아가서 '성불지교(成佛之敎)' 즉
모든 중생은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과 가르침을 베푸는 종교로서 더 넓고 더 깊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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