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유식의 세 가지 송문
유식불교는 해심밀경(海深密經)과 대승아비달마경(大乘阿毘達摩經)을 소의로 미륵과 무착이 지은 유가사지론(瑜伽師地論)과
분별유가론(分別瑜伽論), 대승장엄론(大乘莊嚴論), 변중변론(辯中邊論), 금강반야바라밀경론(金剛般若波羅密經論) 등의 유식 오대부론을 근본으로 하고
있으나 보다 체계화된 유식학의 이론과 보급에 기여한 논전은 세친의 유식삼십송이다.
유식삼십송은 유가사지론과 섭대승론 등을 종합하여 광범위한 유식사상을 5언 4구 30송 총120구의 짧은 게송으로 축소 정리하고
조직적으로 체계화시킨 논서이다. 그러나 그 내용이 너무나 짧고 간결하여 일반인들이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단점이 있었다.
이에 당시의 불교학자들은 서로 다투어 주석서를 저술하기 시작하여 모두 28명의 학자들이 유식삼십송에 대한 주석서를 지었는데, 그들
중에서 호법(護法), 안혜(安慧) 등 특히 뛰어난 10명의 학자인 십대논사들이 지은 작품만 100권이나 되었다고 한다.
당나라의 현장법사가 인도에 유학하면서 스승인 계현(戒賢, 那爛陀寺 주지)의 도움으로 십대논사들이 저술한 100권의 주석서를 모두
입수하여 중국으로 가져 와서 제자 규기(窺基)와 함께 한문으로 번역 정리한 것이 중국 법상종의 근본불전인 성유식론(成唯識論)이다.
송문의 제1송에서부터 제24송까지는 제8아뢰야식(心)과 제7말나식(意), 제6의식(識) 등 삼식(三識)과 안식(眼識),
이식(耳識), 비식(鼻識), 설식(舌識), 신식(身識) 등 전오식의 외적 작용인 상(相)을 밝히고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상(相)이란 우주만유의
현상계로서 상(相)은 식(識)과 떨어질 수 없으므로 이러한 법상(法相)은 유식에 속한다.
그리고 제25송은 유식성(唯識性) 즉 상(相) 중의 성(性)을 밝히고 있는데, 상은 사(事)에 속하고 성은 이(理)에 속한다. 상이
있으면 성이 있게 되고 사(事)가 있으면 반드시 이(理)도 있으며, 사(事)의 상은 유식이 현현(顯現)한 것이고 이(理)의 성은 유식이 간직한
것으로 만약 성(性)이 떠나면 상(相)은 그 근거를 잃게 된다.
제26송에서 제30송까지의 나머지 다섯 송은 자량위(資糧位), 가행위(加行位), 통달위(通達位), 수습위(修習位), 구경위(究竟位)
등 성불에 이르는 다섯 가지 수행증과(唯識位)의 단계를 언급하고 있는데, 수증(修證)하지 못하면 헛된 상념(想念)에 그치고 위계가 없으면
공담(空談)으로 흐르게 된다.
그리고 이십유식론 또는 유식론이라고도 하는 유식이십송(唯識二十頌) 역시 세친(世親)보살이 짓고 당나라 현장이 번역하였다. 유식의
도리를 사용하여 소승 또는 외도들의 힐난(詰難)을 논파(論破)하는 내용으로서 5언 4구의 21송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마지막 송은 유식의 학리를
설한 것이 아니고 송을 찬탄할 목적으로 설한 것이기 때문에 유식이십송이라 한 것이다.
또 다른 논서인 당나라 현장이 지은 팔식규구송(八識規矩頌)은 삼계육도 중에서 중생들의 일체 활동과 향수는 모두 식을 떠나지 않는다.
이러한 식에는 모두 여덟 가지가 있는데, 안식, 이식, 비식, 설식, 신식을 전오식이라 하고 의식(意識)을 제6식이라하며, 제7식을
말나식(末那識)으로 제8식은 아뢰야식(阿賴耶識)으로 칭하고 있다.
규구(規矩)의 규(規)는 원을 그리는 도구를 뜻하고 구(矩)는 네모를 그리는 도구를 뜻하는 말로서 법칙 또는 궤범의 의미로
사용된다. 목수가 제도를 하기 위해서는 원을 그리는 콤파스와 네모를 그리는 곱자가 꼭 필요한 것과 같이 수행의 계위 상에서 각 식(識)들을
전변성지(轉變成智) 할 수 있는 법칙을 팔식규구(八識規矩)라 한다.
즉 유루(有漏)의 전오식을 전환하여 무루(無漏)의 성소작지(成所作智)를 얻게 하고, 제6의식을 전환하여 묘관찰지(妙觀察智)를 얻게
하며, 제7말나식을 전환하여 평등성지(平等成智)를 얻게 하고, 제8아뢰야식을 전환하여 부처님의 지혜인 대열반, 대보리의 지혜인
대원경지(大圓鏡智)를 얻게 하는 법칙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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