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보살신앙
대승불교에서는 신앙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수많은 부처님이 계시는 것과 마찬가지로 신앙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보살도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러한 보살 신앙의 대상으로는 미륵보살과 같이 아직도 성불의 단계에 이르지 못하여 수행 중에 있는 보살이 있는가 하면 부처님을 대신하여 자비행(慈悲行)을 대행하는 관세음보살과 지옥중생을 구제하는 지장보살과 같이 자신의 서원으로 성불을 미루고 있는 보살도 있다.
1)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의 원래 이름은
범어(梵語) 아바로끼데스바라(Avalokitesvara)로서 아바(ava)는 '널리' 로키타(lokita)는 '보다(觀)' 또는 '본다'이고
스바라(svara)는 '소리(音)'의 뜻을 가지고 있어 이를 합성하면 '관세음(觀世音)'이 된다. 현실에서 고통받는 중생들이 이 보살의 이름을
소리내어 부르면 그 소리를 듣고 즉시 찾아가서 구제하여 주고 모든 중생들의 소원을 찰지(察知)해서 성취시켜 주는 것이 이 보살의
서원이다.
법화경 관세음보살보문품(觀世音菩薩普門品)에 의하면 중생들이 괴로움을 받을 적에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듣고, 관세음보살을 일심으로
염불하면 보살은 그 음성을 관찰하시고 찾아가서 해탈케 하며, 그 이름을 지니는 이는 설사 불 속에 들어가더라도 보살의 위신력(威神力)으로 불이
그 사람을 능히 태우지 못하며 큰물에 떠내려가더라도 관세음보살을 염하면 곧 얕은 곳을 얻어 안전하게 구제된다고 한다.
관세음보살이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서 출현할 때의 모습은 구제의 대상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으로 바꾸어 나타나는데, 부처의 몸으로
제도할 이에게는 부처의 몸을 나타내어 법을 설하고 벽지불의 모습으로 제도할 이에게는 벽지불의 몸을 나타내며, 필요에 따라서 성문(聲聞),
연각(緣覺), 범천(梵天), 제석(帝釋), 비구, 비구니, 장자, 천신, 바라문, 야차, 아수라 등 모두 서른 세 가지의 모습으로 바꾸어
나타난다.
그리고 관세음보살 상을 봉안할 때는 일반적인 보살상 외에 십일면관음이나 천수관음 등의 여러 가지 모습으로 봉안하는데, 십일면관음은
본 얼굴 외에 열 한 개의 얼굴을 더하여 본 얼굴을 진실면(眞實面)이라 하고 11면은 방편면(方便面)이라 하며, 방편면 중 앞의 3면은
자상(慈相)으로 착한 중생들을 찬양하기 위함이고 오른쪽 3면은 진상(瞋相)이라 하여 심성이 악(惡)한 중생들을 진노(震怒)로 꾸짖어 구제하기
위함이다.
또한 오른쪽의 3면은 백아상출상(白牙上出相)으로 정업(淨業)을 행하는 자를 보고 미소로서 불도(佛道)를 더욱 정진하도록 권장하기
위함이고 뒤의 1면은 폭대소상(暴大笑相)으로 착한 중생과 악한 중생들이 뒤섞여 있는 모습을 보고 이들을 모두 포섭하는 대도량을 보이기 위함이며,
맨 위의 불면상(佛面相)은 대승근기(大乘根機)를 가진 중생들에게 불도(佛道)의 구경(究竟)을 설하는 것을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천 개의 눈으로 고통받는 중생들을 찾아서 천 개의 손으로 그들을 구제하는 천수천안관세음보살(千手千眼觀世音菩薩)이 가지고 있는
손은 실지로 마흔 개이나 이는 각각의 손이 25유를 구제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25유란 십선(十善)과 십악(十惡), 오음(五陰)을 말하는
것이며, 각각의 손가락 끝에 역시 천 개의 눈이 달려 있는 천수관음 신앙은 고려시대 이후 천수경의 보급과 함께 폭넓게 신앙되고 있다.
2) 대세지보살
대세지보살(大勢至菩薩)은 세지보살(勢至菩薩)이라고도 하는데,
원명은 범어 마하스타마프라프타(Mahasthamaprapta)로서 지혜와 자비의 커다란 세력을 가지고 좌절하는 중생들에게 힘을 주고 고통에
허덕이는 중생을 구제하는 보살이다. 아미타부처님의 지혜문(智慧門)을 지키는 우보처(右補處)보살로서 정수리에 보배 병을 얹고 있으며,
자비문(慈悲門)을 지키는 관세음보살과 함께 아미타삼존불(阿彌陀三尊佛)로 등장한다.
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에서는 대세지보살의 한 터럭에서 나오는 빛을 보아도 시방세계(十方世界) 모든 부처님들의 청정(淸淨)하고
미묘(微妙)한 빛을 알 수 있다고 해서 무변광보살(無邊光菩薩)이라고 하며, 법화경 상불경보살품에서는 득대세보살(得大勢菩薩)이라고 부르는 이
보살이 발을 한 번 내디디면 삼천대천세계 마군의 궁전이 진동할 만큼 큰 힘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이 아미타불의 화불(化佛)이 새겨진 보관을 쓰고 있는데 비해서 대세지보살은 머리에 보병(寶甁)이 새겨진 보관을
쓰고 있는 것을 제외하면 두 보살의 신체적인 특징이나 차림이 거의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이에 관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리(早離)와
속리(速離)라는 두 형제의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옛날 남인도 지방에 조리와 속리라는 형제가 살았는데, 일찍이 친어머니를 여의고 계모에 의해서 양육되었는데, 마침 흉년이
들어서 아버지가 식량을 구하러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자 양육에 부담을 느낀 새어머니가 남해 무인도 보타락가산(補陀洛迦山)에 버려서 굶어 죽게되었을
때 다음 생에는 중생들을 구제하는 보살이 되게 하여달라는 서원을 하여 형 조리는 관세음보살이 되고 아우 속리는 대세지보살이 되었다]고
한다.
3) 지장보살
지장보살(地藏菩薩)이란 범어
크시트가르바(Ksiti-garbha)를 번역한 것으로 ksiti는 땅 즉 대지(大地)를 의미하고 garbha는 태(胎) 또는 자궁(子宮)을
의미하는 말로서 '대지에 씨앗을 뿌리고 키워 꽃과 열매를 맺게 하는 땅의 신(地神)'을 불교에서 받아드린 것으로 석가모니부처님이 입멸하고
미륵부처님은 출현하지 않는 긴 세월 동안에 육도를 윤회하면서 고통에 시달리는 중생들을 구제하도록 특별히 부촉(咐囑) 받은 보살이다.
지장보살을 설하고 있는 경전으로는 지장보살본원경(地藏菩薩本願經)과 대승대집지장십륜경(大乘大集地藏十輪經) 및
점찰선악업보경(占察善惡業報經) 등의 지장삼부경이 있으나 지장보살본원경이 그 대표적인 경전이다. 이 경은 석가모니부처님이 일찍 돌아가신 생모
마야부인을 위해서 도리천궁으로 올라가서 설법한 경전으로 당나라 때 실차난타(實叉難陀)가 2권으로 번역하였다.
이 경전에 의하면 지장보살은 전생에 장자의 아들 혹은 바라문의 딸 등으로 태어나서 지옥에서 고통받는 중생들을 보고 그들을 제도하기
위해서 서원을 세워 오랜 세월 동안 수행한 공덕으로 보살이 되었으며, 지금도 지옥의 문 앞에서 죄인들이 심판 받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단 한
명의 지옥중생이라도 있는 한 자신은 성불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서 지장보살을 비원의 보살이라고 한다.
지장보살이 다른 보살에 비해서 소박한 비구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은 고통받는 지옥중생을 구제하기 위하여 지옥문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른 손에 금속고리가 달린 석장(錫杖)을 짚고 있는 것은 보행할 때 땅을 쳐서 짐승이나 벌레들이 밟히지 않고 도망가게 하기
위한 것이며, 왼 손의 여의보주(如意寶珠)는 부처님의 진리와 법을 상징하는 역할과 함께 힘없는 중생들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서이다.
지장보살은 대부분 명부전(冥府殿)이나 지장전(地藏殿)의 주존으로 모시고 있으나 다른 부처님의 협시보살로 모시는 경우도 있으며,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인간, 천상 등 육도의 중생들을 거두어 교화한다는 경전에 근거해서 '육 지장(六地藏)'을 신앙하거나 천장(天藏),
인장(人藏), 지장(地藏) 등 삼계를 관할하는 '삼 지장(三藏菩薩)'을 신앙하기도 한다.
지장신앙은 교리적인 측면보다 생존을 위한 삶의 현장에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어쩔 수 없이 저지른 과오로 인하여 쌓인 업장을 녹이고
피치 못할 어려운 사정으로 생전에 다하지 못한 효도로 인하여 맺힌 한(恨)을 돌아가신 후에라도 풀어줄 수 있는 범부중생을 위한 신앙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보살을 모신 지장전과 명부전은 주로 '돌아가신 조상들의 천도를 위한 기도도량'으로 이용되고 있다.
4) 문수보살
문수보살은 범어 만주스리(Manjusri)를 음역한
문수사리보살(文殊舍利菩薩)의 약칭이다. 훌륭한 복덕(福德)을 지녔다는 뜻으로 묘덕(妙德), 길상(吉祥) 또는 묘길상(妙吉祥)으로 해석하며,
부처님의 지혜를 대표하는 보살이다. 문수사리반열반경(文殊舍利般涅槃經)에 의하면 문수보살은 사위국 한 바라문의 아들로 태어나신 분으로
석가모니부처님이 입적하신 뒤에도 반야(般若)와 대승을 선양한 실재의 보살이었다고 한다.
또한 문수보살은 이미 오래 전에 환희장마니보적불(歡喜藏摩尼寶積佛)이라는 부처님으로 성불하였으나 석가모니부처님의 교화를 돕기 위해서
보살의 몸으로 바꾸어 잠시동안 머물러 있다는 설도 있는데, 대승경전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석가모니부처님의 지혜를 대표하는 좌보처(左補處)
보살로서 우보처 보현보살(普賢菩薩)과 함께 등장하며, 화엄경에서도 보현보살과 함께 비로자나부처님의 좌보처로 등장하는 보살이다.
문수보살이 나타나실 때의 모습은 온 몸이 백색이고 뒷머리에서 광(光)이 나며, 오른손에는 지혜의 칼을 들고 왼손에는
금강저(金剛杵)를 세운 푸른 연꽃(靑蓮華)과 경전을 가지고 있으며, 머리를 다섯 뭉치로 묶어 위로 올리거나 다섯 가지 지혜(五智)를 상징하는
오발관(五髮冠)을 쓰고 용맹과 위엄을 상징하는 청사자(靑獅子)를 타고 다닌다.
중국에서는 8세기 무렵부터 문수신앙이 널리 유행하였는데, 상주하는 곳은 산서성 오대산(淸凉山)이며, 우리나라는 자장(慈藏)이
당나라에 유학 중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신라에서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한 후 귀국하여 유포에 노력하여 호응을 얻었으며, 강원도 평창군
오대산(五臺山)이 문수보살의 상주처이고 문수신앙의 중심지로 알려져 있는데, 상원사에는 문수보살을 주존(主尊)으로 모시고 있다.
5) 보현보살
보현보살(普賢菩薩)의 원명은 범어 Samantabhadra로 크게
뛰어난 분이라는 뜻이다. 열 가지 큰 원(願)을 세우고 그것을 실천하는 보살로서 문수보살과 함께 비로자나부처님과 석가모니부처님의 오른쪽에
위치하는 우보처보살이며, 모든 보살의 상수로서 부처님의 교화 활동과 중생제도를 보좌하고 손에 연꽃을 들고 있거나 연화대 위에 합장한 모습으로
여섯 개의 이빨을 가진 흰색의 코끼리(白象)를 타고 다닌다.
화엄경 입법계품에서 선재동자가 문수보살의 가르침에 따라 53명의 선지식을 만나 가르침을 받은 후에 맨 마지막으로 찾아간 분이
보현보살이며, 선재동자가 가르침을 구하였을 때 열 가지의 지혜바라밀인 십대행원(十大行願)을 말하면서 바른 손으로 동자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선재동자는 미진수삼매(微塵數三昧)를 얻는데 이때 보현보살이 선재동자에게 말하였던 십대행원이란 다음과 같은 열 가지 서원을 말한다.
① 모든 부처님을 예배 공양하고 ② 모든 부처님을 우러러 찬탄한다. ③ 모든 부처님을 널리 공양하고 ④ 스스로의 업장(業障)을
참회한다. ⑤ 남의 공덕을 따라서 기뻐하고 ⑥ 부처님에게 설법해 주실 것을 청한다. ⑦ 부처님이 이 세상에 오래 머무시기를 간청하며, ⑧ 항상
부처님을 따라 배운다. ⑨ 항상 중생들에게 순응하며, ⑩ 두루 모든 것을 되돌려 회향한다.
또한 보현보살은 중생들의 수명을 길게 연장하여 주는 덕을 지니고 있다고 해서 보현연명보살(普賢延命菩薩) 또는
연명보살(延命菩薩)이라고도 하는데, 화엄경에서는 비로자나부처님을 수행하는 여러 보살들 중의 대표적인 보살로서 유일하게 부처님을 대신하여
구도자(求道者)들에게 직접 진리를 설법하여 주는 화엄경의 설법자로 등장하는 보살이다.
중국의 경우 보현보살의 성지인 아미산(蛾眉山)에는 만년사(萬年寺)를 비롯하여 다수의 보현사암(普賢寺庵)이 있으며, 지금 북한불교를
대표하는 사찰도 보현사(普賢寺)이고 일본 불교를 대표하는 총 본산의 이름 역시 보현사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보현보살에 대한 신앙이
관세음보살이나 지장보살에 비해서 널리 신앙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6) 일광보살, 월광보살
일광보살(日光菩薩)과 월광보살(月光菩薩)은
약사여래불(藥師如來佛)의 좌우에 협시하여 부처님의 바른 법을 수호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보살로서 두 분은 같은 보관(寶冠)을 쓰고 있으며,
일광보살은 일륜(日輪)을 들고 월광보살은 반달 모양의 월륜(月輪)을 들고 있는데, 그 보륜(寶輪)이 햇빛처럼 달빛처럼 광채를 발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또한 일광보살은 태장계만다라(胎藏界曼茶羅)에 나오는 보살로서 지장보살의 광명이 모든 곳에 비추어 주는 것을 관장하면서 무한한 공덕을
베푸는 분으로 위덕금강(威德金剛)이라도 한다. 그리고 월광보살은 금강계만다라(金剛界曼茶羅)의 현존 16존(尊) 중의 한 분으로서 석가모니부처님의
전생(前生)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보살사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 1-2 수기보살, 대승보살 (0) | 2005.08.3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