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변천과정

1. 초기불교(아함경, 법구경)

문선광 2005. 7. 31. 10:45

 불교의 변천과정

 

 

불교역사의 시대적 구분은 통상적으로 초기불교와 부파불교, 대승불교와 밀교 등 네 가지 단계로 구분하고 있는데, 그 중 초기불교는 원시불교(原始佛敎) 또는 근본불교(根本佛敎)라고도 하며, 시기는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어 직접교화에 나선 때로부터 부처님이 입멸하신 이후 약 200년이 지나기 전까지의 연대로서 교단의 분열이 시작되기 이전의 불교를 말한다.


부파불교는 부처님께서 입멸하신 후 약 200년이 지난 뒤에 일어난 보수파와 진보파의 분열로부터 시작되는데, 이것을 근본분열(根本分裂)이라 하고 이로부터 약 백년간은 진보파인 대중부(大衆部) 내에서 분열이 일어나고 뒤이어 약 백년간은 보수파인 상좌부(上座部) 내에서 분열이 일어났는데 이것을 세세분열(細細分裂) 또는 지말분열(支末分裂)이라 하며, 이로 인해서 모두 20개의 부파가 생겼다.


다음 대승불교의 기원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부처님께서 입멸하신 이후 약 5백년이 지난 서력기원을 전후해서 활발하게 전개되었고 이때 대승경전도 만들어진 것으로 보고 있는데, 그 내용은 초기불교 경전과는 달리 누구든지 깨달음을 얻으면 부처가 될 수 있는 불성사상(佛性思想)과 중생구제를 위한 보살의 개념이 크게 확대되었고 다수의 불보살이 출현하여 신앙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리고 기원 후 4, 5세기경에 이르러 불교를 지탱하던 상업사회가 몰락하자 농촌사회에 기반을 두고 있던 힌두교가 부각되는데, 여기에 대항하기 위해서 불교도 신비적이고 의례적 색채를 강화하면서 만다라(曼陀羅)와 주술(呪術)과 밀법(密法)을 도입하여 진언(眞言)과 다라니(陀羅尼)를 만들고 그러한 진언과 다라니의 주문을 일심으로 독송하면 즉신성불(卽身成佛) 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밀교사상이다.


힌두교는 4세기 초 바라문교와 불교의 영향과 토속적 민간신앙을 포섭하여 새로운 종교의 형태를 갖추고 탄생된 인도인의 종교로서 대다수 인도인들이 신앙하여 이를 인도교라고도 하며, 특정한 교조와 체계도 없이 다양한 신화와 전설, 의례, 제도 및 관습을 포함하고 있다. 이 힌두교의 근본 경전은 베다(veda)와 우파니샤드 등이고 고대 바라문교와는 달리 신전과 신상을 숭배하면서 육식을 금하고 있다.


이들 힌두교의 윤회(輪廻)와 업(業), 해탈(解脫) 등의 사상은 불교와 유사한 점이 많고 도덕적이고 경건한 신앙을 중시하는 종교관은 인도인들의 도덕심을 키우는데 크게 공헌하였으나 숙명론을 심어줌으로서 사회발전을 더디게 하는 요인이 되기도 하며, 지금까지도 바라문교의 법전에 규정된 법에 의한 사주기(四住期)에 따를 의무와 수행을 강조하고 있는 실정이다.


1. 초기불교


가. 연대


초기불교(初期佛敎)란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고 가르침을 펴기 시작한 때로부터 시작하여 최초의 교단분열이 시작되기 이전까지의 시대를 가리키는데, 연대로는 대략 기원전 6세기말에서 3세기말까지의 불교를 말한다. 이때까지는 일체의 성전(聖典)이 문자화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가르침은 제자들의 입과 입을 통해서 구전(口傳)으로만 전해지고 있던 시기이다.


이 시대 초기의 사람들은 생전의 부처님으로부터 직접적인 교화를 받을 수 있는 영광을 누리면서 그 가르침을 배우고 펼쳐나갔으며, 부처님께서 입멸하신 이후에는 일반 민중들의 교화를 위해서 윤회(輪廻)와 전생사상(前生思想)을 도입하여 부처님의 전생설화를 담은 전생담(前生譚 Jataka)이 만들고 부처님을 흠모하기 위해서 부처님의 유골과 유품을 모신 불탑(佛塔)을 곳곳에 세우고 그 불탑에 예배 드렸다.


나. 주요 경전


부처님이 열반하신 직후에 대가섭(大迦葉, Maha-Kassapa)을 비롯한 아라한이 된 제자 5백 명이 왕사성(王舍城) 교외의 칠엽굴(七葉窟)에 모여서 부처님으로부터 들었던 모든 가르침을 기억해내고 이를 확인한 뒤에 각자의 머릿속에 정리하였는데, 이것이 제1 경전결집(經典結集)이다. 이 결집에서 편집된 경전의 중요한 내용은 45년 동안의 모든 가르침 중에서 특히 출가수행자들에게 필요한 내용들이었다.


제1 경전결집이 있은 후 약 백년이 지난 뒤에 다시 제2의 결집이 있었고 그 뒤에도 몇 차례의 결집을 계속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이 모든 결집은 제자들의 머리 속 기억으로부터 다시 머리 속으로 전해졌으며, 문자로 기록된 경전은 기원전 1세기 후반 경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경전이란 경장(經藏), 율장(律藏), 논장(論藏)의 삼장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1) 아함경


초기불교의 대표적인 경전으로 아함경(阿含經)을 들 수 있는데, 아함(阿含)이란 범어 아가마(agama)의 음역으로 '스승으로부터 제자에게 차례로 전승된 교설(敎說) 또는 성전(聖典)'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중국에 전래되어 번역된 북방불교의 아함경은 장아함경(長阿含經)과 중아함경(中阿含經),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 잡아함경(雜阿含經) 등 네 가지 종류에 모두 183권 2,088경으로 구성되어 있다.


장아함경은 팔리어 본 장부(長部, diga-nikaya)에 해당되며, 5세기 초 불타야사(佛陀耶舍)와 축불념(竺佛念)이 함께 번역한 것으로 내용에 따라서 제1분에는 과거 7불과 석가모니부처님의 열반에 관한 이야기를 싣고 제2분에는 사성제도에 관한 비판을, 제3분에는 당시 인도의 지배사상인 바라문교와 각종 외도에 대한 비판을 실었으며, 마지막 제4분에는 불교의 세계관과 우주관에 관한 이야기를 싣고 있다.


중아함경은 팔리어 본 중부(中部, majjhima-nikaya)에 해당되며, 승가제바(僧迦提婆)가 번역한 중간 정도 길이의 경전들만 모아 놓은 것으로 전반(前半)에서 사제(四諦), 팔정도(八正道)와 12연기 등의 기본교리를 중심으로 부처님의 인연담과 제자들의 수행담을 싣고 있으며, 모두 18품으로 구성된 본문에서는 선법경(善法經)과 부사의경(不思議經), 사자후경(獅子吼經) 등 모두 222경을 싣고 있다.


잡아함경은 팔리어본 상응부(相應部, samyutta-nikaya)에 해당되는 구나발타라(求那跋陀羅)가 번역한 경전으로 짧은 소경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체 50권에 담겨 있는 내용은 부처님의 초기 교설인 오온(五蘊)과 12처(處), 18계(界)에 대한 설법과 제자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실은 모두 다섯 품에 포함된 경전은 요약된 경까지 포함해서 모두 1만 3천 게(偈)의 짧은 경이 들어 있는 원시적 형태의 경전이다.


증일아함경은 팔리어본 증지부(增支部, angutta-nikaya)에 해당되는 부분으로 승가제바(僧伽提婆)가 번역하였다. 주요 내용은 부처님의 교법을 법문 수에 따라서 편찬한 것으로 삼법인(三法印)과 팔정도(八正道), 십념(十念), 오계(五戒), 안반(安般), 삼보(三寶), 사제(四諦), 팔난(八難), 대애도열반(大愛道涅槃) 등 52품 471소경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앞의 3부 편찬에서 누락된 부분들이다.


2) 법구경


팔리어 원어로 담마파다(dhamapada)라는 법구경(法句經)은 '진리의 말씀'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아함경을 비롯한 다른 여러 경전의 중요한 구절과 게송을 뽑아 모은 것으로 과거 인도에는 5백, 7백, 9백의 운문(韻文)으로 된 법구경이 있었다고 하나 지금 남아 있는 팔리어 원문은 423게송의 운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고려대장경에 실려 있는 한(漢)역본은 모두 39품 752송(頌)으로 구성되어 있다.


법구경은 '경의 집성(集成)'이라는 뜻을 가진 숫다니파다와 함께 가장 초기에 성립된 경전이기 때문에 부처님에 대해서도 초인적으로 과장하거나 신비성을 나타내지 않고 오직 깨달음에 의해서 해탈을 이룬 석가모니부처님이 제자들을 가르치기 위해서 남긴 솔직하고 간결하며 더 없는 깊이와 인간미를 함축하고 있고 불교의 핵심과 요체가 모두 게송 안에 집약되어 있는 금과옥조(金科玉條)의 말씀들이다.


부처님께서 설법하신 언어는 마가다(Magadha) 어(語)였으리라는 것이 통설이다. 그러나 마가다 어로 전해지는 경전은 발견되지 않고 팔리어 또는 범어로 번역된 경전이 대부분인데, 그 중 팔리어로 된 경전은 주로 남방불교계통으로 전해져서 지금까지 원문이 잘 보존되어 있으나 중국으로 전해진 범어경전은 번역 후 원문을 모두 폐기하였기 때문에 일본과 서역지방에서 일부가 발견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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